'방해 금지 모드' 말고 '산 모드'



스마트폰의 ‘비행기 모드’나 ‘방해금지 모드’를 써 보셨나요? 이 ‘모드’를 자신의 상황에 맞게 만들어서 쓸 수 있어요. 매주 주말마다 산에 가는 저는 ‘산 모드’를 만들어 유용하게 쓰고 있답니다.

저는 삼성가전 프로젝트에서 기술 트렌드를 조사하며 앱 보조 기술인 ‘모드’를 처음 접했습니다. 물론 비행기를 탈 때 비행기 모드를, 집중할 때 방해 금지 모드를 사용해 본 적은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모드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모드는 ‘나’와 ‘스마트폰’의 상황을 일치시키는 보조 기술입니다.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에는 방해 금지 모드를, 비행기를 타고 있을 때에는 비행기 모드를 사용하는 것처럼요.

주말마다 산으로 등반하러 가는 저는 산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을 모아 나만의 ‘산 모드’를 만들었습니다. (1)휴대폰 배경화면은 날씨로 구성하고, (2)제로뎁스 위젯에는 일몰 시간과 휴대폰 배터리를 배치했습니다. (3)홈 화면에는 여러 종류의 지도 앱과 카메라만 두고, (4)‘구조 요청’ 단축어를 위젯 형태로 만들어서 배치했습니다. 구조 요청 단축어는 엄마에게 “119에 신고해서 헬기를 보내 줘, 위급한 상황이지만 괜찮을 거야. 사랑해” 따위의 카톡 메시지를 보내 줍니다. 아이폰에 모드를 개인화하는 기능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는데 UX Lab에서 실생활에 유용한 기능을 배웠습니다.

연구실에서 학회도 다녀오고, 회의도 많이 하고, 리서치도 하고, 글도 썼는데 결국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산 모드’네요. 지금도 산 모드는 제가 도선사 주차장이나 설악산 소공원에 도달할 때마다 자동으로 켜집니다. 인턴 생활은 끝났지만, 랩에서 만든 산 모드는 아마도 오랫동안 제 생활에 남을 것입니다. 랩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웠지만, 그 중 ‘모드’는 제 생활에 가장 유용할 법한 배움이었습니다.

작성자: 정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