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워딩을 향하는 과정이란..
저희 인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수정을 거친 것은 ‘워딩’ 이었습니다. 주요 업무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협력 연구실을 설득하는 것 이었기 때문입니다.
설득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의견 전달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포괄적이면서도 모호하지 않은 단어를 선택해야 했죠. 예를 들어 “충돌”이라는 단어를 논리에 어긋나 “방해요소”로 수정한 다음 날, 워딩이 너무 모호하다는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갈등”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조차도 모호한 것 같아 “혼잡” 그리고 “대기시간과 소음문제”까지 꽤나 구체적인 단어로 수정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전체 문장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단어 자체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워딩을 수정하며 새로운 습관이 생겼습니다. 수정 내용에 대해서 바로바로 삭제하는 대신 줄을 긋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일단 삭제하고 수정한 내용을 쓰려 했지만, 그러다보니 이전 내용이 자꾸 생각나서 수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줄을 긋고 수정 전과 비교해가며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고자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난장판 같은 문서가 탄생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지점에서 모호하지 않은 전체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제게 정확한 워딩을 향하는 과정이란 미련없는 줄긋기의 반복이었습니다. 몇번이고 줄을 그어가다보면 언젠가 모호하지 않은 그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쉽지 않았지만 정확한 의견 전달을 위한 근육을 다져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자: 도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