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인턴 연구원으로 일하며 뜨거운 여름을 보내던 중 수행했던 깜짝 미션들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미션 1: 인터뷰 진행자가 되어보기

올 여름 스피커 그리드 프로젝트를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데 골머리를 앓던 저희 팀은, 아이디어 수집을 위해 코리빙하우스 입주민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두 번째 입주민과 예정된 인터뷰를 하기 앞서 방문하신 교수님께서 갑자기 평화를 깨는 말 한마디를 넌지시 건네셨습니다. “인턴 A나 B가 이번 인터뷰를 진행해 봐~” 그 말을 듣자, ‘아니, 이렇게 갑자기 인터뷰를 해보라고요?’라는 말을 삼키며 속으로 울부짖었습니다. 다음 인터뷰까지는 채 1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 갑자기 주어진 미션에 놀란 마음을 다잡으며, 저희는 급하게 인터뷰 대본을 작성해 시뮬레이션을 해 보며 다가올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드디어 인터뷰가 시작됐고 처음엔 긴장감으로 인해 머리 속이 뿌옇게 되었지만, 점차 적응해 입주민과 자연스럽게 담소를 나누며 인터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미션 2: 워크숍 기획하기

입주민 인터뷰를 정리하며 아이디어에 대한 영감을 얻던 도중… 한참 말이 없으시던 교수님께서 침묵을 깨며 운을 띄우셨습니다. “입주민과 함께하는 워크숍을 진행해서 아이디어를 좀 얻어보면 어떨까?” 마침 외근으로 인해 늦게 출근을 했던 저는 갑자기 워크숍을 해야 한다는 소식에 또다시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당장 1주일 내로 워크숍을 기획하고 입주민을 모아서 진행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엉엉…’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요? 당황하고 앉아있을 틈 없이 당장 워크숍을 1주일 안으로 진행하기 위해, 팀원들과 부랴부랴 자료를 조사하고 회의를 반복하다 보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미션 3: 아이스브레이킹 진행하기

워크숍 당일이 되어서 교수님과 함께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던 도중에 또 다시 깜짝 미션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워크숍의 진행을 연구원들끼리 파트로 나누어 돌아가며 해보자는 것이었죠! 그 중에서도 저는 맨 처음의 아이스브레이킹 파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워크숍 진행 순서가 전날 만들었던 완성본과는 사뭇 달라진 후였습니다. 하지만 그간의 깜짝 미션들 덕분에 어느 정도 면역이 생겨서인지, 당황하지 않도록 정신을 가다듬고 급하게 연습을 반복하며 워크숍이 시작되기 전까지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맡았던 부분의 진행을 무사히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한 숨 돌리며, 남은 워크숍을 즐기며 마칠 수 있었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었던가요? 처음에는 갑자기 등장한 미션이 두려웠지만, 점점 그런 긴장감에 적응한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어진 미션을 무사히 잘 끝내고 난 후 차오르는 뿌듯함은, 왠지 모를 자신감까지 함께 선사해 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 때는 미처 몰랐지만 아마 이런 깜짝 미션들은 좀 더 능수능란한 인턴으로 한 발자국 다가가게 해주려는 교수님의 빅픽쳐(?) 아니였을까요(그렇죠? 교수님ㅎㅎ) 첫 인턴 생활에 많은 경험과 배움을 주신 교수님과 랩실 연구원분들에게 감사하며 글을 마칩니다! :)

덧. 교수님의 변명-

1) 요즘 MZ 세대들의 강점은 순발력 아닐까?

사실 대학생과 대학원생과의 연구 공력 차이는 크지 않음. 우리 랩에서는 인턴을 대학원생의 조수 역할로 뽑는다기보다 동등한 연구자의 역할로 뽑음. 주어지는 일들, 풀어야 하는 문제의 난이도… 비슷함. 인터뷰나 워크샵 진행을 보조 진행으로 참여하기보다 메인 진행으로 참여할 때 배우는 게 많을 듯함

2) (급)미션들에 놀란 것 같은데, 이는 문제풀이 방법들이 낯설다는 얘기로 해석됨.

어디서나 주어진 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는 적절한 ‘방법method’을 선택해야 함. 아는 방법의 갯수가 적으면 결국 손에 익은 방법으로 문제 풀게 됨. 훌륭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게 중요. 코크리에이티브 워크샵, 디자인씽킹, 콘텍스추얼 인콰이러이리 등은 UXer들이 갖춰야 될 기본 근육!

작성자: 김민주